사과나무 리소프린팅 워크숍
시내
사과나무에 리소프린터가 왜 생겼더라?
2018년, 우연한 기회로 사과나무에 출근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디자인 업무를 1년 넘게 쉬다 온 상태여서 몸과 마음이 가뿐한 신입사원이었다. 하고 싶은것도 많은 꿈나무였다. 그 중 가장 관심있던 것이 ‘리소 프린트’였다. 알록달록한 별색으로 그리고 왠지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인쇄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 얘기를 언제 처음했더라? 아무튼 명재쌤하고 리소 프린트에 대해 얘기했었다. 그러자 명재쌤이 그렇담, 열심히 돈을 벌어서 리소 프린터를 아예 사버리자! 고 했던 것 같다. 나는 ‘그럼 좋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한참 뒤에 일 일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1년? 하지만 명재쌤은 봄에 열심히 일해서, 여름에 리소 프린터를 알아보라고 했다. 나는 내심 ‘그래도 되는건가?’ 싶었지만 그렇게 사과나무에 리소 프린터가 들어왔다!
처음의 포부는 인쇄를 부지런히 해서, 재밌는 작업물도 많이 만들고, 사람들도 와서 체험하거나 인쇄를 맡길 수 있게끔 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약간 고급 장난감처럼 썼던게 사실이다. 그래도 자체적으로 인쇄물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였다.
개인적으로 리소로 했던 작업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2019년도에 작업한 <섬의노래> 라는 앨범 자켓 작업이었다. 사과나무에서 리소로 인쇄를 하고 후가공집에 맡겨서 자켓형태로 도무송을 하였다. 인쇄 상태가 조금 제각각이었고, 버리게 되는 종이도 많았다. 그래서 도중에 다른 종이를 급하게 사다가 마저 인쇄 하기도 했고, 자켓형태로 접으면서 찢어지는 양도 꽤 되었을 것 같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CD가 담긴 형태로 다시 받아봤을 때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사과나무에서 리소 워크샵을 했습니다!
(진행일시 : 2021년 5월 28일)
눈앞에 일들을 처리하다보면 관성이 생기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간 한다던 워크샵을 리소 프린터가 생기고 3년 만에 처음 해보게 되었다. 이번 워크샵은 우연한 기회로 동생과 동생 친구들 중에 디자인 관련 전공을 한 친구 두명과 진행하게 되었다. 사과나무에 리소 프린터 라는게 있다는 걸 알고, 해보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온 것!
일주일쯤 전에 리소 프린터로 인쇄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서 알려줬고. 현재 사과나무에는 7가지 잉크가 있으나, 아쉽게도 검정색은 쓸 수 없다고 알려줬다. 기본적인 디자인 툴을 다룰 줄 아는 친구들이어서, pdf를 만드는데까진 어려움 없이 만들어왔다.
리소 프린터기가 어떻게 인쇄 되어 나오는지 알려준 뒤엔 잉크를 집어넣고, pdf파일에서 인쇄를 진행하는 방법까지 직접 해보게끔 진행했다. 세명이서 돌아가면서 인쇄를 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2시간정도만에 워크샵은 마무리 됐고, 각자 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가져갔다.
후기 📄
起
워크샵날은 다가오는데 사전작업이 손에 잡히지않았다. 막상 가이드를 보니 더 손에 잡히지않았다. 눈치없는 친구들이 자신들의 작업을 카톡방에 공유했다. 마음이 급해지니 역시 손에 잡히지않았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망해도 망한대로 재밌게하면되지.
承
사과나무에서 설명을 듣는데 어려웠다. 사실 이론보단 실기파여서 잘 안들었다. 선생님도 눈치챈 모양이다. 색 위에 색을 입힌다는데, 입힐 순서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작업을 했다. 색상도 그냥 있는대로 때려박아서 작은 선 하나를 프린트하려고 잉크를 돌렸다.
망했음을 직감했다. 이왕 이렇게된이상 이번은 연습이고 다음을 노린다. 설상가상 너무 열정적인 박군의 기세에 눌려버린것일까 의욕마저 잃어버렸다.
轉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꽤나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결과물을 보니 박군의 열정에 시들어버린 나의 열정이 불타올랐다. 사실 용광로같은 박군의 열정에 비하면 향초같은 열정이었지만 하나하나 색을 입힐때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우리의 작품이 맘에 들었는지 선생님도 하나씩 챙겨갔다. 훗.
結
다음에 또와야징~>////<
-강요안나, 광주
몇달 동안이나 기다리던 리소 원데이클레스!! 원데이 클레스 1주일 전에 하고 싶은 작업물을 미리 준비 했다. 자세한 설명과 예시들이 나와있는 링크를 보내주셔서 작업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색상 조합에서 고민이 많이 됐다. 리소 프린터 잉크를 보고는 어마어마하게 크구나 싶었다. 왜 멋져 보이는건지...티 타임과 함께 리소 프린터 작동원리를 설명들었다. 두근두근!! 종이마다 인쇄 되어져 나오는 정도가 달라서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뽑기 위해 테스트도 여러번 해보고 생각했던 색상과 결과물 색상이 달라 인쇄하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색상 선택도 해보고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다. 욕심부려서 모든 색상을 다 사용하겠다고 엄청 귀찮게 했는데도 친절하게 잘 알려주셔서 감덩~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너무 재밌었다. 새로운 워크샵이 빨리 생겨서 또 사과나무를 방문하고 싶다.
- 박예솔, 구미
텍스트보다는 이미지가 전달이 잘 된다. 요즘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사진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애써 만든 짤을 카톡 상에만 남기기엔 아쉬울 때가 있다. 그러다가, 리소를 알게 되었다.(두둥탁) 컬러 별로 판을 떠서 하나하나 잉크를 쌓는 인쇄 방식이라니, 정말 비경제적이고, 정말 힙하다. 사과나무에 방문하여, 프린터를 직접 만져보고, 작업을 진행하며 더욱 확신했다. 이건 정말 옛날방식 요즘감성이다. . ! 작업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자원, 그리고 힘을 필요로 했으나, 결과물은 대만족 이었다. 첫 작업인 만큼 "리소그라프"하면 떠오르는 기본 컬러 조합을 사용했는데, 잉크도 주문 제작이 된다니, 다음 기회에는 세상에 없는 컬러 조합을 시도해 보고 싶다. 컬러풀한 다음 작업을 위해, 사과나무가 날로 날로 번창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사과나무에 찾아가, 본인만의 컬러풀 짤을 인쇄하는 기쁨을 맛보길 바란다.
- 최솔이,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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